“직접 다세요” 아산시 현수막 지정게시대 불편 가중위탁 변경 타당성 용역상 문제로 예산 전액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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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일반 상업용 현수막 지정 게시대 운영이 중단되면서 소상공인과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내달 운영 재개를 앞두고 신청인이 직접 부착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시 행정의 무리한 위탁 변경으로 초래한 만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아산시 등에 따르면 지정 게시대 유지·관리 업무 위탁 주체를 충남옥외광고협회 아산시지부에서 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하기 위해 지난해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올해 본예산안에 1억 3200만여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용역 과정에서 인건비 산정기준을 잘못 적용한 것이 아산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밝혀져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협회와 위탁 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 연말부터 지정 게시대 업무는 시 직영으로 전환됐지만 잠정 중단된 상태. 시는 다음 달 운영 재개를 결정하고 22일부터 신청서를 받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그동안 탈부착 업무는 협회에서 수행했는데 다음 달부터는 신청인에게 전가됐기 때문이다. 특히 6단 높이 게시대의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단, 탈착은 시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신청인의 비용 부담도 커졌다. 수수료 3000원은 동일하지만, 탈부착 비용을 따로 납부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기존엔 탈부착 비용이 1만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현수막 제작 업체에 최소한 두 배 이상 납부할 수밖에 없다.
현수막 신청·탈부착 횟수도 매주 1회에서 2주 1회으로 줄어들게 됐다.
충남옥외광고협회 아산시지부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안전사고다. 높은 높이에 달아야 할 경우 반자동으로 핸들을 돌려야 하는데 무게 때문에 익숙치 않다면 사고가 날 확률이 높다”며 “특히 면 지역의 경우 사람이 직접 올라가야 하는 옛날 구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사고가 난 경우도 많다. 안전 문제는 나몰라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갑자기 직영으로 전환되다 보니 관련 인력이 4명 정도에 불과하다. 게첩까지 지원하려 했으나 부득이 탈착만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전까지는 당분간 직영 체제를 지속해야 하는 만큼 게첩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인력 증원을 위한 예비비 사용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표 아산시의회의원(더불어민주당·나선거구)은 “손해를 감내하면서 업무를 수행해 온 노력은 외면하고 이제 와서 수익이 난다는 이유로 대안 없이 무리하게 허위 용역결과를 제시한 행정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며 “하청업체에 부탁했다가 수익 나니 자회사에서 운영하겠다는 악덕 기업주와 다를 바 없다. 다음 달 의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지역 현수막 지정 게시대는 총 227개소로, 세로로 6장까지 부착 가능한 게시대와 1장 또는 2장까지 달 수 있는 저단 게시대로 구분된다. 저단의 경우 대부분 행정 게시용으로 사용되기에 소상공인이나 시민은 6단 게시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