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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폐막

17~19일 ‘그리운 사람 이순신이 온다’ 주제
32인 복원 상여 공개…현충 제례악·일무, 견전의 선봬
409년만에 충무공 예장 재연

이대성 기자 | 기사입력 2023/11/20 [17:22]

아산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폐막

17~19일 ‘그리운 사람 이순신이 온다’ 주제
32인 복원 상여 공개…현충 제례악·일무, 견전의 선봬
409년만에 충무공 예장 재연

이대성 기자 | 입력 : 2023/11/20 [17:22]

▲ 19일 아산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출발한 충무공 예장 행렬  /사진=아산시  © 아산투데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기리고 ‘인간 이순신’을 조명한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이 지난 19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운 사람 이순신이 온다’를 주제로 열린 순국제전은 온양민속박물관과 온양온천역, 은행나무길, 현충사를 주무대로 이순신 장군 장례행렬 재연 등 의미 있는 볼거리가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펼쳐졌다.

 

‘32인 복원 상여’ 최초 공개

첫 날 개막행사는 온양민속박물관 특별전시회로 시작했다. 박물관 1층 로비에는 100여년 역사를 가진 국내 유일 ‘32인 상여’를 복원해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신탁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이원섭 국가무형문화재 매듭 기능 보유자, 홍성효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기능 이수자, 조경숙 서울시무형문화재 11호 침선장 이수자 등 한국 전통 공예 명장이 복원에 참여했다.

 

▲ 32인 복원 상여  /사진=아산시  © 아산투데이

 

김시덕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와 임민혁 한국의례문화연구소장, 박종민 충북도 문화재위원장 등 국내 최고 학술가들과 함께 전통 장례문화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인문학 콘서트도 열렸다.

 

김시덕 교수는 “지금까지 칼을 든 전쟁영웅 이순신으로 만나왔다면, 이번 순국제전은 ‘인간 이순신’을 들여다보는 차원에서 예장(禮葬·국가에서 예를 갖춘 장례)을 준비했다”며 “아산은 장군의 무덤이 있는 도시로, 장군의 영혼이 시민과 함께 지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장군의 죽음을 아산에서 조명하는 것은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에선 홍윤표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그린 ‘이순신 순국제전 특별판’ 웹툰이 소개됐고, 장군의 일대기 영상도 상영했다. ‘복을 불러오는 닭, 행운의 꼭두 만들기’와 ‘고인을 기리는 문구를 달은 깃발, 만장 만들기’ ‘액운을 쫓는 전통 탈, 방상시탈 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도 진행됐다.

 

▲ 17일 아산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인문학 콘서트  /사진=아산시  © 아산투데이

 

이날 오후 은행나무길 쉼터 미디어 아트월에서는 장군의 새로운 미디어아트 영상이 상영됐으며, 현충사와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이순신 명품 이야기꾼의 해설도 순국제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판소리 이순신가, 현충 제례악 재탄생…발인 전 제사 ‘견전의’ 재연

순국제전 둘째 날 주무대인 온양온천역 광장에선 청년 국악인 이봉근 명창의 ‘성웅 충무공 이순신가’ 특별공연이 열렸다.

 

원곡은 고(故) 박동진 명창이 3년간 치밀한 자료조사 끝에 창작해 1973년 발표한 판소리로, 역사 인물과 전통 음악을 결합한 독보적인 작품으로 예술적 가치가 높았음에도 그의 사후 맥이 끊어졌다.

 

▲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둘째 날인 18일 아산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성웅 충무공 이순신가’ 특별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아산시  © 아산투데이

 

시는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고증과 자문을 거쳐 새롭게 밝혀진 역사적 사실과 의미를 더해 현대적 감각으로 ‘성웅 충무공 이순신가’를 되살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보존회의 ‘충무공 이순신 현충 제례악과 일무’도 펼쳐졌다. 제사 음악의 형식을 빌려 장군의 애국애족 정신과 위엄을 계승하고 업적을 칭송하기 위해 선보인 공연이다.

 

종묘제례악 선율에 장군의 업적을 주제로 악장, 즉 노랫말을 개작했다. 전통악기의 장중한 선율 위로 이순신 장군의 가락을 구사하는 노래가 중첩되면서, 도도한 기상과 중후함을 느낄 수 있다.

 

▲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둘째 날인 18일 아산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보존회의 ‘충무공 이순신 현충 제례악과 일무’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아산시  © 아산투데이

 

발인 전 마지막으로 올리는 제사인 ‘견전의’도 새로운 모습으로 재연됐다. 이순신 장군의 체백은 차가운 무덤으로 보내지만, 요단강을 건너 저승으로 떠나가려는 장군의 영혼을 이승 아산에서 편하게 머물게 하고자 거행하는 의식이다.

 

재배와 낭독이 어우러진 조선 시대 전통 제례를 고증된 전통 의식과 현대에 맞게 연출했으며,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친회원분들과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제관복과 굴건제복을 갖추고 참여했다.

 

▲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둘째 날인 18일 아산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견전의가 진행되고 있다.  © 아산투데이

 

행사장에는 제사음식을 먹으면 복이 온다는 ‘음복 나눔’과 평생 소장할 수 있는 ‘가훈 써주기’, 전통 장례 추모 체험 ‘만장 쓰기’, ‘액운 타파 포토존’ 등 풍성한 전통 장례문화 체험도 운영됐다.

 

409년만에 아산서 다시 열린 충무공 예장

순국제전 마지막 날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예장(禮葬·국가에서 예를 갖춘 장사, 왕과 왕후의 장례인 국장보다 한 등급 낮음) 행렬이 409년 만에 재연됐다. 시는 충무공 순국일과 가장 비슷한 시기에 치러진 왕실 예장 기록물인 소현세자예장도감의궤를 참고했다.

 

19일 오후 2시부터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시작된 충무공 발인반차(발인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열 행렬)에는 제관 복장을 갖춘 충무공 후손인 덕수이씨 종친회와 시민 700여명이 참여했다.

 

▲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마지막 날인 19일 충무공 예장 행렬 재현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아산시  © 아산투데이

 

이순신 장군의 혼백은 ‘32인 상여’에 모셔졌으며, 충무공을 칭송하는 문구가 담긴 만장이 그 뒤를 따랐다. 온양온천역부터 온양민속박물관, 은행나무길을 거쳐 현충사 충무문까지 약 4.4km 구간을 도보 이동했다. 여사대장으로 분한 안후준 명인의 선소리 창을 따라 상여꾼과 여사군 등의 후소리가 내내 이어졌다.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진행된 노제의(발인 후 장지로 가는 도중에 길에서 지내는 제의)에서는 악귀를 쫓는 역할을 하는 방상시 공연과 시민들이 자신의 소원을 종이비행기에 적어 장군의 상여에 날리는 산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후 현충사 충무문 앞에서 제의와 충무공의 넋을 하늘로 보내드리는 현충사 충무문 앞 천전의를 끝으로 3일간의 순국제전은 막을 내렸다.

 

박경귀 시장은 “3일간의 순국제전이 장군의 외로웠던 죽음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길 희망한다”며 “번 순국제전은 아산시가 ‘새로운 이순신의 도시’로 거듭나는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존경받는 장군의 마지막을 따라 함께 걸으며 이순신 장군 순국의 의미를 되새기고 각자의 그리운 사람을 뜨겁게 불러보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 마지막 날인 19일 현충사 충무문 앞에서 열린 천전의  /사진=아산시  © 아산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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