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시민의날 체육 축전서 시장·체육회장 신경전행사 준비 공로 공무원에 돌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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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 ‘제29회 아산 시민의 날 기념 한마음 체육 축전’서 박경귀 아산시장과 임도훈 아산시체육회장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물밑에서만 있었던 양 측의 불협화음이 공개석상에서 표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박 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행사 준비 공로를 공무원들에게만 돌렸다. 반면 김희영 아산시의회의장은 축사에서 임 회장과 시체육회에 행사 준비 노고를 치하했다.
그러자 대회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임 회장이 김 의장에게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
신경전의 직접적 배경은 이번 행사 준비 과정이 지목된다.
앞서 양 측은 행사 준비 주체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 당초 시 주도로 행사를 치르려했으나 읍면동체육회의 반발에 부딪혔고, 참가자에 대한 식사 등 편의 제공 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법령 검토에 따라 시체육회 주최·주관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곪았던 갈등이 터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연말 치러진 민선 2기 시체육회장 선거 때부터 지금까지 양 측은 내부적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
투표권을 지닌 대의원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자 시장이 진상파악 등을 이유로 선거 전날 담당 직원 등을 호출하고, 선거 후 징계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에는 시체육회가 집행했던 종목별 단체 지원 예산을 시에서 직접 교부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올해 본예산 기준 시체육회에 지원되는 예산은 총 54억 5600만여원. 이 중 종목 단체에 교부되는 15개 사업 예산 16억 7000만원을 시에서 집행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월 부서장 현안 보고회에서 “체육회 업무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며 “매년 성과평가를 하고 업무역량이 향상될 때까지 행정안전체육국에서 주관해 사업비를 집행하고 체육회는 본연의 업무에 한정에서 추진해 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역 체육계 한 인사는 “예산 집행 과정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시체육회장이 현 야당 집권 시절 취임해 재선한 인사인 만큼 ‘길들이기’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며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잘못이라고 보진 않는다. 다만 정치와 체육의 분리라는 민선 지방체육회 출범 취지에 역행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