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교육경비 갈등 극적 합의박경귀 시장 23일 김희영 시의장 단식 농성장 방문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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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귀 아산시장이 23일 오후 단식 농성 중인 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최솔 기자 |
교육경비 예산 조정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던 박경귀 아산시장과 아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23일 극적 합의에 성공했다.
김희영 의장이 단식 농성에 들어간 지 5일째, 박 시장이 교육경비 예산 지원 중단을 교육지원청에 통보한 시점을 기준으로는 134일만이다.
이날 오후 시청 앞 농성장을 방문한 박 시장은 김 의장과 교육경비 조정안 협상을 가졌다. 시의회 민주당 간사인 안정근 의원, 국민의힘에선 이기애 부의장이 대표로 협상에 동석했고 집행부에선 조일교 부시장과 오채환 기획경제국장이 배석했다.
![]() ▲ 천막 안에서 교육경비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 최솔 기자 |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구 교육경비 총 16개 사업 중 삭감·원안 회복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집행부에서 합의 결과를 반영한 수정된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면, 시의회는 심의를 위한 별도(원포인트) 임시회를 열 예정이다.
임시회 시점은 박 시장 일본 출장이 끝난 후인 6월 초쯤, 의사일정은 2~3일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 ▲ 박경귀 아산시장(왼쪽 사진)과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회 의원들이 협상을 마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최솔 기자 |
박 시장은 “이번 진통이 시와 시의회가 선도적으로 새로운 교육모델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 집행부는 예산안 편성할 때 원점에서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의회와도 소통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김 의장의 살신성인 자세로 죽었던 예산이 살아 돌아온 것은 물론 단절됐던 소통의 물꼬도 텄다”면서 “집행부와 시의회가 잘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 추경안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의를 마친 김 의장은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진찰 중으로, 당뇨 증세가 있었던 만큼 건강 상태가 우려됐으나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 구급차에 실려 이송되는 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 © 아산투데이 |
합의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당초 협상은 시장실에서 가질 예정이었으나 여러 이유로 지연되면서 박 시장이 시청에 복귀한 지 1시간여 흐른 6시 40분쯤 이뤄졌다. 협상이 재개되기 전까지 학부모 등 지지자들은 시장실 앞에 모여 즉각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 ▲ 아산시청 시장실 앞에서 학부모 등 지지자들이 박경귀 시장에게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 아산투데이 |
앞서 박 시장은 올해 본예산에 책정된 교육경비 예산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1월 10일 교육지원청에 예산 집행 중단을 통보했다. 사업 성격과 역할에 따른 재정부담 주체를 명확히 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특정 학교가 아닌 형평성에 맞게 지원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 결과 이번 추경안에는 기존 교육경비 사업 예산이 ‘0원’으로 조정되고, 박 시장이 신규 발굴한 8개 사업 예산이 신규 편성됐다.
시의회 여야 의원들은 예산 심의·의결권을 무시한 박 시장을 규탄하며 지난 3월 보름에 걸쳐 천막농성을 벌였고, 이후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투쟁이 이뤄졌다.
급기야 올해 첫 추경안 심사 일정이 취소되며 대결 구도가 여야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졌다.
박 시장은 지난 18일부터 긴급 읍면동 간담회 일정을 통해 교육경비 감액 편성 취지와 심의 중단에 따른 우려사항을 설명했고, 이에 반발한 김 의장은 다음날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 시·도의원들은 농성장을 지키며 김 의장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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