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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로벌(Global)과 다문화(Multi-Culture)는 다르지만,
정의로운 글로벌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남부현 선문대 교수 | 기사입력 2023/05/15 [13:01]

[기고]글로벌(Global)과 다문화(Multi-Culture)는 다르지만,
정의로운 글로벌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남부현 선문대 교수 | 입력 : 2023/05/15 [13:01]

 

▲ 남부현 선문대 교수  © 아산투데이

 

 우리에게 일반화된 글로벌(Global)이란 단어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의 약자로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용어이다. 글로벌을 한국어와 한자로 표기하면 세계화(世界化)로 쓴다. 본고에서는 글로벌과 세계화를 같은 의미로 혼용해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세계화는 전세계가 민족이나 국가적 경계가 약화되고 경제를 중심으로 통합해 가는 현상을 표현한다.

 

이에 세계화는 크게 1차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개척의 시대, 2차 산업혁명 이후 교통통신 발달로 국제적 교류와 협력이 증가된 시대, 3차 1970년대 신냉전체제 이후 현재까지 자유무역의 발달과 2000년대 등장한 신자유주의의 시장경제 체계로 서구 중심의 세계화가 집중되는 시기로 구분될 수 있다.

 

국내에는 영어화된 단어로 더 많이 사용하는 ‘글로벌(Global)’은 국경을 넘어 연결되고 활동하는 국가, 단체/조직, 기업, 개인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환경 등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러한 글로벌 현상은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더욱 가속화되어 나타나며, 지구상의 모든 개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특히, 캐나다의 철학자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는 전 지구가 하나의 마을과 같아진다는 의미에서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용어를 보급하였다.

 

즉, 글로벌 세상은 우리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로 상호 연계되고 보완적 관계임을 내포하는 의미도 포함한다. 이에, 글로벌 세상인 지구촌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지구 시민으로서 국가적 경계를 넘어서 한 개인으로서 인류 공동체의 안녕과 행복 그리고 평화를 위해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협력하는 글로벌 시민으로 살아야 할 당위적이지만 도덕적이며 정의적 차원의 의무와 책임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세계화와 관련하여 고인이 된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책자를 펴내며, 우리사회 젊은이들이 꿈과 이상을 품고 한국만이 아니라 더 넓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기를 바랬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그 당시 1990년대 젊은이들에게는 미지의 세상을 향해 뛰쳐 나갈 수 있도록 용기와 도전 정신을 일깨워 주었고, 세계인으로서 개인의 움직임에 생동감을 불어 넣을 수 있게 하였다. 이후로 많은 한국사람들은 국내에서만의 움직임이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지구촌 곳곳에서 활동하며 더 좋은 기회를 모색하고자 세계화의 큰 파도에 올라 타 그 흐름을 따라가며 글로벌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였다.

 

하지만, 글로벌 세상은 약자인 소수 국가, 민족, 단체나 조직, 개인을 보호하고 모두를 위한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은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제기구들의 노력도 있지만, 일부의 이득을 위해 지구촌 공동체 곳곳에서는 불합리한 희생이 따르고 불행한 일도 발생하며, 부정적인 세계화로 인해 글로벌 세상에 대한 비판도 많다. 현 시대의 세계화는 정치, 경제, 외교적으로 일부 강대국의 이득을 우선하고 글로벌 강자로 등장한 기업들의 이기적인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제도와 정책으로 모든 인류의 안녕과 평화로운 삶을 위한 글로벌 세상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세상은 또 다시 강자 간의 대립구도가 만들어졌고 강자의 대립 속에 희생되는 약자의 아픔과 불평등한 삶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상황이 지속되며 현재의 세계화가 진행된다. 이러한 “글로벌 세상은 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글로벌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세계적인 구호단체의 봉사와 지원활동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글로벌과 다른 차원의 다문화(Multi-Culture, 多文化)는 그 현상의 원인 파악과 해결방안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현대 글로벌 세상의 움직임으로 인해 다문화 현상이 더 확산되고 증폭되었지만, 다문화는 한 국가와 사회에서 발생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맥락과 상황에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다문화는 사회 내 존재하는 대부분의 일반 주류집단과 소수자인 비주류 집단 간의 쌍방향적인 관계맺음에 집중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 관계맺음에 있어 가시적이며 동시에 비가시적으로 표출되는 불평등한 권력관계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사회적 약자가 희생된다는 점을 주목하고 이러한 사회를 개혁하고자 한다. 글로벌 세상에 자유로운 인간의 이동으로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인 이주민들은 국가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다르게 대접받으며, 특히, 아사아 국가 출신의 이주민들은 일반 한국인들과 불평등한 관계로 살아가야 한다.

 

그동안 우리의 다문화 사회는 우리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표출하는 이주민의 출신국가, 민족, 인종, 언어, 종교, 피부색 등이 따른 편견, 차별, 그리고 불평등한 관계맺음에 대해서는 큰 문제를 삼지 않았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이주민의 문제를 나와는 관계없는 사건이고 사고로 받아들인다. 먼나먼 타향인 한국 땅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일하고 비닐하우스나 돼지 움막 같은 주거지에서 싸늘한 죽음을 맞이하는 이주민들은 더 이상 나오지 말아야 한다. 또, 우리사회 이웃들의 불편한 시선과 차별을 견디며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결혼 이주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한국사회 내 주류집단인 우리만을 위한 길은 결국엔 불합리한 세계화의 모습을 되풀이하는 것이며, 우리사회에 살아가는 약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며 우리 모두의 희생과 불행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국내 외국인 이주민이 경험하는 문제들은 우리사회의 문제이며 글로벌 세상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글로벌 세상에 우리는 먼 곳의 약자를 위해 선행을 베풀고 인류애를 실천하지만, 주변의 이주민을 돌아볼 생각은 부족하였다. 국내에서도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시민의식을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가 글로벌 사회에서 진정한 글로벌 시민으로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가 다른나라 언어를 좀 하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다른 음식을 먹는다고 글로벌 시민은 될 수 없다. 그럼 과연 글로벌 시민은 누구이며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국가와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지구촌 모든 인류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글로벌 시민은 우리 이웃과 한국에 온 손님들에 대해서도 예의를 갖추고 친절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나와 다른 모습의 이웃과 약자를 위해 우리의 진정한 글로벌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글로벌 시민의 생각과 태도 그리고 행동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할지? 에 대한 진정한 대화와 논쟁의 장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펼쳐져야 한다. 작은 글로벌 세상으로 변화된 한국의 다문화 사회는 모두를 위한 평화롭고 행복한 공동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진정한 글로벌 시민 의식과 그에 따른 정의로운 실천이 요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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