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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장의 지향점 "모든 주민은 시장, 읍면동장이다"
[충언련 인터뷰] 황명선 논산시장 "'자치분권'은 주민들이 행정의 '갑'이 되는 사회"
 
충남지역언론연합 기사입력 :  2021/03/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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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명선 논산시장  /사진=충언련     © 아산투데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을마다 자치회가 구성된 곳이 있다. 논산시다. 489개 마을에 4년째 자치회가 운영 중이다.

 
지난 2018년 주민세로 낸 5억 1000만 원 전액에 주민참여예산을 보태 매년 12억 원을 온전히 마을자치회 운영에 반영했다.

 

'동고동락 마을자치회' 조례를 보면 자치회는 주민들의 동고동락에 필요한 모든 현안을 논의, 집행할 수 있다. 또 논의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10대부터 80대까지 각계각층이 위원으로 참여하게 하고 있다.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탑정1리 마을은 아이가 태어나자 마을 주도로 돌잔치를 열었다. 노성산성 아래 산성리 마을은 주민 회의를 통해 '낭낭18세' 문화잔치를 개최했다. 부황 3리에서는 주민들이 모여 집장을 만들어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들과 나눔 잔치를 벌였다. 마을마다 주민주도 마을사업이 빠짐없이 기획돼 집행되고 있다.

 

논산시는 전국 최초로 15개 읍면 동장을 모두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고 있다. 일부 읍면 동장을 시범적으로 주민이 선출하는 지방정부가 있지만 모든 읍면동장을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는 곳은 논산시가 유일하다.

 

그 중심에 황명선 논산시장(55, 3선, 민주당)이 있다. 그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과 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공동위원장,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왜 단식투쟁까지 하며 '지방자치'를 하려했을까">

 

황 시장의 시정 핵심 목표는 논산을 '자치분권 도시'로 키우는데 맞춰 있다. 그가 '자치분권'에 몰두하게 된 데는 논산시장 당선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방자치 의지와 연결돼 있다.

 

"논산시장에 취임한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하면서까지 '지방자치'를 요구한 이유를 다시 고민하게 됐어요. 김 전 대통령은 왜 '시장, 군수, 구청장을 임명하던 방식에서 주민 손으로 직접 뽑게 하려 했을까'를 깊게 생각해 거죠."

 

그가 내린 고민의 결론은 "결국 주권자는 주민이고 주민들이 진정한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게 시장의 역할이라는 확신"이었다.

 

"주민이 진정한 마을의 주인이 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마을의 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게 시청이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해요. 주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든든한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게 행정의 역할이라고 봐요"

 

직접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스위스에서는 주(26개)별로 현안을 모아 주민총회를 연다. 마을 광장에 수천 명이 모여 안건을 상정해 토론을 통해 현안을 결정한다. 주민총회에서는 모든 시민이 시의원이고, 모든 주민이 읍면 동장이다.

 

<논산시민 5000명 모인 그날...논산형 직접민주주의를 시도하다>

 

황 시장 또한 그날을 잊지 못한다. 3년 전 그는 지역주민 5000명을 논산시민운동장에 초대했다.  논산형 직접민주주의를 시도한 것이다.

 

"시민 5,000명이 모여 그 자리에서 논산 홍보 브랜드 '함께 해유~ 논산'과  논산농산특산물 브랜드명을 '새콤달콤'으로 결정했어요. 그런데 이날 현장 주민투표에서 나온 즉석 시민 제안이 있었어요.  '읍면동장을 우리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뽑게 해달라'는 거였죠. 인사권을 돌려달라고 한 거죠. 약간 당황했지만 망설이지는 않았습니다. '내년부터 실행하겠습니다!' 즉석에서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15개 읍면 동장 주민 직접선출은 이렇게 시작됐다. 사무관급 이상 읍면 동장 후보들이 주민들 앞에 서서 마을 발전계획, 주민과 소통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고 선관위 주도로 투표가 이루어진다.  황 시장은 "자치분권'은 주민들이 행정의 '갑'이 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읍면 동장들이 시장에 잘 보이려 하기보다 주민들에게 잘 보이려 해 시장 권한이 줄었지만, 그만큼 주민참여와 권한이 늘어났으니 성공 아니냐"고 되물었다.

 

실제 마을주민자치회와 읍면 동장 주민 직접 선출로 주민들의 자치역량이 크게 신장했다.

 

"마을 민주주의가 싹 튼 거죠. 주민자치회에는 조례에 따라 남녀 동수에 다문화가정, 장애인, 청소년 등 모든 계층이 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이전에는 읍면 동장, 이장이 시청에 사업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마을 관정 한 개를 파는 사업도 마을자치회 논의를 거쳐야 사업이 이루어집니다.  1~2명이 정보를 독점하고 마을 사업을 좌지우지해 왔다면 지금은 모든 정보를 나누고 마을 발전계획까지 토론하는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어요"

 

▲ 황명선 논산시장  © 아산투데이

 

<3년 전 주민들의 '즉석 제안'...답변은 "내년부터 실행하겠습니다">

 

황 시장은 그러면서도 마을자치회로 인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마을자치회에 몇몇 사람만이 참여하고 발언한다면 다른 사람의 발언 기회가 방해받을 수 있어요. 소외되는 계층. 연령이 없도록 제도적, 내용적 뒷받침이 뒤따라야죠. 주민들이 공익을 우선하고, 직접 기획하고, 민주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주민자치 아카데미, 역량 강화교육 등 지원에 신경을 쓰고 있죠. 자치분권공익활동지원센터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시스템에 의해 주민이 주권자로 역할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청 소속 사무관급 이상만 읍면동장 출마 자격이 주어지는 데 기틀이 잘 다져지면 시민들에게도 출마 자격을 주는 개방형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황 시장은 논산시만이 아닌 자치분권 국가를 만드는 일에도 힘을 쏟았다.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에서 일하며 지방자치법 개정에 몰두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32년 만의 일이었다.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여러 단체가 합심해 개정안이 통과됐어요. 이를 통해 주민조례발안제가 도입됐죠. 이제 주민이 조례를 직접 제정, 개정, 폐지를 청구할 수 있어요. 주민 감사청구 연령도 19세에서 18세로 낮아지고 주민소환과 주민투표도 온라인으로 가능하게 됐어요. 주민참여와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된 거죠.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실정에 따라 다양하게 기관을 구성하는 일도 가능해졌죠.  지방의회의 숙원이었던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 도입, 지방의회 인사권한 독립도 이루어졌습니다"

 

<32년 만의 지방자치법 개정, 아쉬운 점은 '주민자치회' 전면 도입 무산>

 
그는 "하지만 미흡 한 점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주민자치회' 전면 도입이 무산된 것이 가장 안타깝고 아쉬워요.  논산시가 전면 도입했듯이, 주민자치회는 주민이 지역의 주인이 되는, 주민주권 실현 시스템입니다. 또 지방정부가 주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데 필요한 법적 제도적 제약이 여전히 많습니다. 주민자치회 도입과 자치경찰, 교육자치 등 권한을 시군구 기초 지방정부로 대폭 기능 이관해야 합니다"

 

그는 권한 이양이 제대로 안 돼 자치분권이 어려운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 논산시 관내 한 면 소재지에 의료폐기물 공장이 들어섰어요. 처음엔 처리 규모를 8톤으로 하다 40톤까지 늘려준 겁니다. 그런데 적정처리 규모에 대한 인허가 권한이 논산시장에게는 없어요. 환경부 장관 권한으로 돼 있어요. 주민 삶과 안전에 대한 판단 권한이 현장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에 없는 거죠. 어린이 교통안전에 필요한 신호등 설치 권한은 행정안전부에 있습니다. 아동, 여성, 노인 학대 등 문제해결을 위한 복지업무는 대부분 광역지방정부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아래 전국 협의회)의 올해 활동목표 또한 '자치분권 확대'다.

 

"자치분권 확대를 위해 2단계 재정 분권 추진에 역량을 모으고 있어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재정분권이 필요합니다. 2단계 재정 분권은 지방소비세 10%포인트를 추가로 지방으로 이양해달라는 겁니다. 현재 21%에서 31%로 늘려 달라는 거죠. 또 지방소비세 증가분을 광역 3, 기초 7 비율로 배분, 시군구 재원을 확충하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방소멸 대책의 하나로 수도권 소재 기업이나 대학(단과대)의 지방 이전과 같은 정책 전환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권 모든 후보, 자치분권 신념 분명">

 

현재 여권에서는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후보마다 자치분권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협의회 대표회장이자 논산시장이 보는 여권 대선 후보에 대한 자치분권 정책과 의지에 대한 평가가 궁금했다.

 

" 아직 자치분권에 대한 공약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 평가라고 할 것까지는 없는 상태죠. 하지만 거론되는 모든 후보 모두 자치분권에 대한 신념이 분명한 분들입니다. 당 대표인 이낙연 의원은 전남지사 시절부터 자치분권을 중요 과제로 언급해 오셨고 지방자치법 개정과정에서도 적극적이었어요.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명칭을 지방정부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고, 자치분권 실현 주장에 깊은 공감을 표시한 바 있어요.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방분권과 균형 발전 중요성에 대해 오랫동안 강조해 오신 분입니다.
저는 많은 분이 대선 선거 과정에 참여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세 분 외에 김두관, 김부겸, 이광재, 임종석…. 등 개혁적인 분들이 당 내에 많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이 때문에 대선 이후 누가 선출되더라도 자치분권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3선 이후 행보는? "국회, 지방정부 등 있을 수 있다">

 
황 시장은 지난 2010년 44세 때 논산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내리 3선 시장으로 일하고 있다. 논산시장 이후 구상 중인 행보는 무엇일까. 그는 "시민들이 역할을 부여해 줘야 한다"는 말로 국회의원이나 충남도지사 등 선출직에 도전해 자치분권을 다지는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자치분권을 위한 역할을 계속해야죠. 이후에 (자치분권과 관련한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국회, 지방정부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시민들이 역할을 부여해 줘야 할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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