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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도 황규갑씨, 43년 만에 고교 입학 "인생경험 들려줄 겸임교수가 꿈"
"공부에 대한 미련 놓을 수 없었다"는 황 씨 "내 인생 최고의 보람... 순찰대 합류해 함께 봉사하는 자녀들"
 
김진숙 객원기자 기사입력 :  2019/04/0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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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방읍 장재리가 고향인 나는 마음 다스리지 못하는 날에는 고무신을 신곤한다. 15년 전 어머니 상을 치루고는 생긴 버릇이다. 고무신을 신으면 어머니가 내 등을 다독거려 주는 것 같아서다."

 

▲봉사 표창장으로 한 가득인 사무실에서 황규갑씨가 웃음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진숙 객원기자    © 아산투데이

 

43년 후인 올해 늦갂이 고등학생이 된 황규갑(59.사업가)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올 3월 천안중앙통신고등학교 31회 입학생이 된 황 씨는 학급 반장도 맡았다. 공부에 대한 미련을 놓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배방읍에서 만난 황규갑씨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어떤 말썽을 부려 선생님께 매을 맞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매를 맞은 후 학교를 안 갔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학교를 결석 했다는 일로 아버지께 야단을 맞고는 들판에서 잠을 자곤 했다.

그러나 잠을 깨 보면 집이었다. 들판에서 잠든 나를 부모님께서 안고 들어왔던 것이다.

야단을 치면 학교를 안 가버리는 나를 아버지는 더 이상 뭐라하지 않으셨다.

6학년이 되었지만 학교를 안 가다 보니 몇 반인줄도 몰랐다. 중학교도 포기하고 있던 내게 아버지는 취직을 하라고 했지만 그건 더더욱 싫었다.

 

어쩔 수 없이 모산에 있던 구화고등공민학교를 갔다.

나름 공부를 했던지 학급 반장이 되었다. 2학년 때는 수학을 맡으셨던 정해숙 선생님께서 리더쉽도 있고 정치를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왜 공부를 안하느냐는 충고를 해주셨다.

처음 듣는 칭찬에 공부를 했고 연대장 추천을 받아 선거에도 나갔다.

 

그러나 학교는 1976년 폐교를 해 천안 성실고등공민학교로 전학을 가야 했다.

 

구화고등공민학교는 1973년 함석헌 선생이 인수해 새로이 출발한 학교다. 장준하 선생님은 학교 운영을 맡았다. 그러나 나는 그 때 두 분을 알지 못했다.

 

43년 후인 2019년 3월 나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천안중앙통신고등학교 31회 입학생이 된 것이다. 학급 반장도 맡았다. 공부에 대한 미련을 놓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3년 과정으로 매월 2회 공부 내용 점검하러 학교를 간다.

 

▲ 중간고사 열공 중인 황규갑씨의 책걸상과 가방 /사진=김진숙 객원기자     © 아산투데이

 

사무실 내 책상에 꽂혀 있는 교과서를 볼 때 마다 감회가 새롭다. 곧 중간고사도 있어 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

 

나의 꿈은 겸임교수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 경험을 학생들에게 들려 줘 그들이 겪을 방황의 시간을 줄여주고 싶은 것이 내 꿈이자 목표다.

 

내가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방황하는 아이들을 보면 남일 같지가 않았다. 2014년. 공원을 지나는데 술 마시고 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아버지가 나설 차례구나 라는 생각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했다.

 

그래서 아버지 순찰대를 만들었다.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배방 지역 순찰을 돌았다.

그 때 마다 아이들은 나와 우리 일행을 피해 다녔다.

그런 아이들이 이제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 순찰대에 함께 합류해 봉사를 한다.

내 인생 최고의 보람이다.

 

나는 한 때 무서운 아빠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특히나 큰 아이는 더욱 미안함이 크다.

지금은 아이들 이야기에 함께 고민하고 마음 나누는 형님 같은 아빠가 되었다.

아버지 순찰대를 하며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가 변해 있었다.

힘든 사람에게 손 내밀 줄 아는 따듯한 인성을 지닌 아이들로 자라줘 고마울 뿐이다."

 

현재 황규갑씨는 1961년 생이다. 59세의 나이로 고등학생이 되었다. 서울에서 생활하다 40세에 배방에 터전을 잡았다. 천안 중앙통신고등학교 31회 입학생으로 학급 반장을 맡고 있다. 5년 넘게 배방 아버지 순찰대장을 맡아 부부가 함께 봉사를 하고 있다. 사업가로도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그 의 꿈에 기대가 되고있다. 그 꿈처럼 인생 경험을 학생들에게 들려 주며, 그들이 겪을 방황의 시간을 줄여주고 싶은 목표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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